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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상하이통신] 중국 월광족 “현재를 즐겨라”

등록 2005-07-29 18:23수정 2006-04-15 21:23

중국 신세대들 한달 벌어 한달 쓰는 소비행태 확산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의 나도 중요하잖아요.”

상하이 대외무역 경제학원을 졸업한 뒤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는 웬(24)은 주말이면 여자친구와 여행다니기에 바쁘다. 그는 한달에 3700위안(약 47만원)을 번다. 임금이 높은 상하이나 베이징의 월 평균 임금이 1500위안(19만원) 전후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이다. 하지만 그는 월말이면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기에 바쁘다.

웬은 중국 젊은층을 대변하는 이른바 ‘월광족’이다. 월광족이란 ‘월급을 월말이면 모두 써버리는 중국의 신세대 젊은층을 지칭하는 말이다. 또다른 월광족인 진(25)은 “한번뿐인 내 삶, 내가 소중히 보내자는 것일 뿐”이라며 현재의 삶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의 명문 법대를 졸업한 그는 패션 잡지를 열독하며 패션유행에 결코 뒤지지 않으려 애쓴다.

요즘 중국에선 이들 월광족의 소비문화가 사회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월광족들은 주로 외국계 금융회사나 미디어, 예술, IT업에 종사하며, 의류나 화장품 구입, 외식이나 여행, 자동차 구입 등에 거의 모든 수입을 쏟아붓는다.

중국의 사회학자 황샤오화는 “월광족의 등장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유입된 즉흥 소비문화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1979년 중국 정부의 ‘한가정 한자녀 정책’의 강제 시행 이후 태어나 이른바 ‘소황제’로 자라난 이들이 월광족이 된 데는 부모들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부모 덕에 어렵지 않게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통해 자신의 수입이 생겼지만 그들 부모는 여전히 감싸고 돌기만 한다. 결국 그들은 주거와 생활에 대한 고려 없이 펑펑 써대며 월말이면 빈털터리가 되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무분별한 소비행태는 미래를 위해 허리 띠를 졸라매던 중국사회의 기존 전통적 경제관과 크게 배치된다. 사회학자 황샤오화는 “자본주의를 잘못 이해한 고학력의 젊은 월광족들은 그 개인 뿐만 아니라 근검절약을 사회의 미덕으로 해온 중국사회에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상하이/우수근 통신원 iloveasia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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