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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보시라이 부인, 영국인 사업가에게 독약 먹여…

등록 2012-08-09 20:06수정 2012-08-10 14:56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가 9일 안후이성 허베이 중급인민법원 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화면 갈무리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가 9일 안후이성 허베이 중급인민법원 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화면 갈무리
중 안후이성서 독살혐의 재판 하루만에 뚝딱
경찰 삼엄한 경비 속 비밀심리
아들 증언내용이 변수 가능성
당, 타격 막으려 이틀안 끝낼듯
*보시라이 부인 : <구카이라이>

중국 차기 지도부의 유력한 후보였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52)의 살인 혐의 재판이 9일 안후이성 허페이 중급법원에서 열렸다. 중국 최대 정치 스캔들인 ‘보시라이 사건’을 매듭짓기 위한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세기의 재판’이다.

구는 보시라이 집안의 집사 격인 장샤오쥔과 함께, 절친한 사이였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 재판이 끝난 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방영한 화면 속의 구카이라이는 흰 블라우스와 검은 정장 차림에 이전보다 살이 많이 쪘으며, 침착한 표정이었다.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들은 구의 살인을 상세히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구카이라이와 아들 보과과가 헤이우드와 경제적 이유로 갈등을 빚었으며, 구는 헤이우드가 아들을 위협할 것을 우려해 살인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구는 장샤오쥔을 시켜 헤이우드를 충칭으로 유인했고 2011년 11월13일 밤 헤이우드가 묵고 있던 충칭시 난산리징호텔을 찾아가 함께 술과 차를 마셨다. 술에 취한 헤이우드가 구토를 한 뒤 물을 마시려 하자 준비한 독약을 헤이우드의 입 안에 넣어 살해했다는 게 검찰 쪽 기소 내용이다. 검찰은 “구카이라이가 주범이며, 장샤오쥔은 종범”이라며,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재판에서 구는 살인 혐의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탕이간 허페이인민법원 부원장은 밝혔다.

재판은 사실상 이날 하루로 마무리됐다. 법원은 적당한 기일을 골라 판결을 내리겠다면서도, 선고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시라이-구카이라이 부부의 외아들로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보과과는 재판 전날 미 <시엔엔>(CNN)에 전자우편을 보내 “내가 모친의 죄명에 거론돼 있기 때문에 이미 증인 진술서를 사법 당국에 보냈다”고 밝혔다. 구카이라이에 대해서는 사형 판결도 내려질 수 있으나, ‘아들을 구하려는 범행’이라는 점 등이 정상 참작돼 사형 유예나 15년형 정도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 당국은 재판의 파장을 차단하는 데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수십대의 경찰차가 법원 건물을 에워싸고 수백명의 공안이 행인들의 접근을 막는 모습이 웨이보 등을 통해 전해졌다. 외신들의 방청은 전면 불허됐다. 방청석 140여석 대부분이 관리 등으로 채워졌지만, 당국은 영국인 외교관과 헤이우드 가족의 재판 방청을 허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은 ‘보시라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당국의 고심이 철저하게 반영된 ‘정치적 재판’이다. 구카이라이는 조사 과정에서 살인 외에 뇌물 수수와 해외 재산 도피 등 경제적 혐의도 모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살인 혐의로만 기소됐다. 중국 지도부는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올가을 18차 당대회 이전에 보시라이 사건의 파장을 차단하고 신속하게 매듭을 지으려 하고 있다. 재판 장소를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안후이성의 허페이로 결정한 것도 보시라이의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충칭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베이징 등을 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보시라이는 공산당 안팎에 여전히 상당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이번 재판정 주변에도 전국에서 보시라이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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