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기쁘지만 두렵다”…동료투옥에 침묵 논란도
‘중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모옌은 “매우 기쁘지만, 상을 탄다는 것이 무엇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에는 (나 외에도) 많은 좋은 작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 <중국통신사>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앞으로도 새 작품을 쓰는 데 계속 힘을 쏟겠다.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는 수상 통보를 할 당시 “모옌은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있었다”며 “그는 ‘너무나 기쁘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는 소감을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모옌 열풍’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해외 도박사이트 등에서 모옌이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자 중국인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있었다. 기대가 현실이 되자, 언론들과 시나, 소후 등 포털사이트들은 즉각 이를 주요 뉴스로 알렸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저녁 뉴스부터 모옌의 대표작과 작품세계를 상세히 분석하며 수상 소식을 전했다.
특히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으로 민족주의가 고조된 상황에서, 일본 작가 무라카미와의 ‘경쟁’ 끝에 모옌이 최종 수상자가 됐다는 소식은 더욱 관심을 모으는 요소다. 얼마 전부터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는 모옌의 책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개구리> 등 일부 인기 작품은 매진되기까지 했다.
모옌의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당국의 검열에 타협하고 동료 작가들이 투옥되거나 입막음당하는 현실에 침묵하는 행보를 두고는 논란도 있다. 모옌은 중국 공산당 산하에 있는 중국작가협회의 부주석이며, 200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때는 중국 반체제 인사인 다이칭과 베이링이 참가했다는 이유로 도서전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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