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행복캠페인에 반발 ‘환호’
중국 국영방송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모옌에게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가, “모르겠다”는 답을 듣고 머쓱한 처지가 됐다.
<중앙텔레비전>의 유명 앵커 둥첸은 14일 밤 방영된 인터뷰에서 “절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당신은 이 순간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듭해서 ‘행복하다’는 답을 유도했다. 하지만 모옌은 “행복이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몸은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는 아무런 압박도 없어야 한다. 지금 압박이 많고 걱정도 많은데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15일 중국 인터넷에선 모옌의 이 인터뷰가 화제로 떠올랐다. 최근 <중앙텔레비전>이 행복을 강요하는 듯한 캠페인을 벌이는 데 반감이 확산되던 상황에서, 모옌의 ‘촌철살인’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중앙텔레비전>은 최근 중추절·국경절 연휴기간부터 연일 길 가는 시민이나 유명인사 등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당신은 행복한가”라고 묻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휴를 맞은 시민들의 ‘행복하다’는 답변도 많았지만, 대답을 회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집값이 이렇게 비싸고 물가가 폭등하는 세상에서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이 어떻게 행복하라는 얘기인가”라고 꼬집었다. 한 농민공의 ‘내 성은 쩡씨다’라는 동문서답은 최고의 화제가 됐다. 중국어로 ‘행복한가’와 ‘성이 푸씨냐’는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모옌이 지난 주말 공개적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모옌은 지난 12일 고향인 산둥성 가오미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이 ‘친정부 작가’라는 일각의 비판을 적극 반박하면서 “류샤오보가 되도록 빨리 자유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거리에 나가 구호를 외치지 않거나 무슨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친정부 작가로 치부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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