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7.4% 증가 성장엔진 둔화
생산·판매 호조 ‘바닥 기대감’ 퍼져
‘L자형’ 장기침체 비관 전망도
생산·판매 호조 ‘바닥 기대감’ 퍼져
‘L자형’ 장기침체 비관 전망도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증가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8일 발표했다.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3년반 만의 최저치이다. 또 지난 2분기의 성장률(7.6%)과 견줘 0.2%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중국 경제가 7분기 연속 하락세 행진을 계속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우려를 재확인시킨 것이다. 올해 1∼9월까지의 국내총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성장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 2010년 4분기 9.8%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 2분기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8%를 밑도는 분기 성장률을 기록해 충격을 줬다.
다만 3분기 성장률은 발표 전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중국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들도 나오고 있어 시장은 대체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24% 오른 2131.69로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도 전날보다 3.97(0.20%) 오른 1952.12로 장을 마쳤고, 원·달러 환율은 소폭(1.20원) 하락한 1104.30원으로 마감했다.
오히려 다른 지표들이 애초 전망보다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조만간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했고, 소매판매는 14.2% 증가했다. 둘 다 시장 예상치(9.0%, 13.2%)를 웃도는 것이다.
김종수 엔에이치(NH)농협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이 부진하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7.4%)와 같아 큰 충격은 없었다”며 “9월 지표들이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데다, 중국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도 최근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중국 경제가 3~4분기에 저점을 형성하고 내년 1분기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17일 좌담회에서 “3분기 중국 경제가 비교적 양호하게 움직였다”면서 올해 7.5%의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18일 “대량 실업 사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2009년(세계 금융위기 당시)과 같은 농민공들의 대규모 귀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속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리엄스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2012년 초 많은 이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나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초 많은 분석가와 정부 관리들은 중국 경제가 올해 2분기 또는 3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반등의 전환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에도 강한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바클레이스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황이핑은 “중국 성장의 궤적은 L자형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안선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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