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미국과 마찰 심화 우려
일본·인도 등 주변국들도 ‘경계’
일본·인도 등 주변국들도 ‘경계’
15일 시진핑 당 총서기를 비롯한 중국 새 지도부 인선이 발표되자, 외신들은 당장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패권 다툼이 심화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시각) “이번 5세대 지도부의 등장은 2002년 장쩌민이 후진타오에게 주석직을 승계한 이래 유혈충돌사태 같은 혼란없이 치러진 두번째 성공적 권력 이양”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시진핑은 일찌감치 후진타오의 분명한 승계자로 여겨져왔고, 이에 오바마 행정부는 그와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왔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은 지난해 조 바이든 부통령을 베이징에 초청했고, 올해는 바이든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엘에이 레이커스 농구게임을 관전하는 등 친밀한 만남을 이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미국이 외교정책의 무게를 중국을 둘러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옮기고, 시진핑이 중국 내에서 자신의 권력을 결속시켜나가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두 나라는 통상·환율 등 경제 영역에서도 계속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비비시>(BBC)는 “시진핑은 최근 5년간 미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고, 미국도 시진핑을 원만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슈퍼파워는 21세기 중반까지 유지되겠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고 짚은 뒤 “이들 나라 사이에 경제적인 연계는 강화되고 있지만 정치적으론 민족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 중국은 지역적 영향력을 계속 강화시켜 나간다면 동아시아는 미래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시진핑이 일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라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군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하면서, 시진핑 체제의 등장으로 중-일간 영토갈등이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산케이신문>은 “군과 인맥이 두터운 시진핑이 최고지도자로 취임함에 따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의 대일 강경자세가 가속화할 염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을 둘러싸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인도는 냉랭한 분위기다.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시진핑은 지금까지 차기 지도자로서 50여개국을 방문하면서도 이웃 국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무역 상대인 인도는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는 시진핑이 지난 6월 베이징을 방문한 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것과 대조된다”며 중국의 친파키스탄 정책을 비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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