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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원자바오, 굴원 시 읊으며 “나를 잊어달라”

등록 2012-11-22 20:18수정 2012-11-22 22:37

타이서 동포들 만나 심경 표현
‘가족 재산 폭로’ 곤경속 고별사
개혁을 주장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임기 말에는 가족들의 거액 축재설에 휩싸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초나라 시인 굴원의 시를 인용해 착잡한 심정을 달래며 “나를 잊어달라”는 고별사를 남겼다.

원 총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뒤 20일 타이를 방문해 현지 화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나라 시인 굴원의 <이소>(離騷) 가운데 ‘내 마음의 선한 일은 아홉번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亦余心之所善兮, 雖九死其猶未悔)와 ‘청렴결백하게 살고 바르게 죽는 것을 옛 성인은 중하게 여겼다’(伏淸白以死直兮,固前聖之所厚)라는 두 구절을 마음속으로 항상 읊고 있다고 말했다고 <봉황위성텔레비전> 등이 22일 보도했다. 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이 모함을 받고 쫓겨나 억울함을 호소했던 시구절을 인용해 자신의 속내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개혁파의 희망이었던 원 총리는 최근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뉴욕 타임스>가 지난달 원 총리의 아들과 부인 등 가족들이 27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숨겨진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원 총리는 청렴한 서민 총리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가 이끌어온 중국 경제는 성장모델의 한계와 수출 부진, 빈부격차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고, 개혁은 보수파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원 총리는 보수파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왔으며, 이번 일가족 재산 폭로도 그를 겨냥한 보수파의 정치적 공세로 보는 이가 많다.

원 총리는 이날 “나는 곧 퇴임하지만, 제대로 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몇년 동안 중국 지도자들 가운데 외롭게 개혁을 주장해온 그는 “사회 공평과 정의를 실현해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계속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퇴임 뒤) 인민들이 나를 잊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조국과 인민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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