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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혁명가에서 자본가로…중국 원로 후손들의 변신

등록 2012-12-28 20:27수정 2013-01-03 10:30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 후손 103명 재산추적
1970년대 개혁개방 시작하며
원로 가족들이 국유기업 맡아
막대한 부 쌓으며 특권계층화
“나는 그애들을 내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1990년 베이징의 군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국 공산혁명 원로 왕전 전 부주석은 자본가로 변해버린 아들들에 대해 이런 당혹감을 털어놨다.

왕전의 아들 왕쥔(71)은 중국 최대 국영 금융회사인 중신그룹(Citic)과 부동산·유전 개발 등과 관련된 바오리그룹 창설자 중 한명이다. 광둥성 선전에 대규모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골프계의 대부로도 통한다. 아버지가 활약했던 혁명 근거지를 혁명 테마 리조트로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왕전을 비롯해 중국 공산혁명을 이끌었던 ‘8대 원로’의 자손들이 ‘홍색 부르주아’로 변신해 막대한 부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덩샤오핑과 왕전, 천윈, 리셴녠, 펑전, 쑹런충, 양상쿤, 보이보 등 ‘8대 원로’의 직계 후손과 배우자 103명의 재산을 추적했다.

이들 가운데 큰손은 왕쥔을 비롯해 덩샤오핑의 사위 허핑, 천윈의 아들인 천위안 등이다. 덩샤오핑의 딸 덩룽의 남편인 허핑은 2010년까지 바오리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홍콩에 상장된 바오리그룹 부동산 부문의 주식 229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천위안은 중국개발은행 총재다. 허핑·천위안·왕쥔이 경영했거나 경영중인 기업의 자산을 합치면 지난해 기준으로 1조6천억달러(약 1700조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이 넘는다.

103명 가운데 26명은 국유기업의 전·현직 경영자이고, 43명은 민간기업에서 최고경영자, 중역으로 활동한다. 18명은 케이맨제도 등 조세피난처에 등록된 기업과 관련된 사업체를 소유하거나 경영한다. 23명이 미국 대학에서 유학했고, 12명은 미국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혁명 지도자들의 손자·손녀인 3세대는 가문의 연줄과 외국 유학 경력을 활용해 민영기업에 대거 진출했다. 천윈의 손주인 천샤오신은 스탠퍼드대에 유학한 뒤 시티그룹에서 근무했다.

홍색 귀족들이 막대한 부를 쌓게 된 계기는 1970년대 말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다. 당시 중국 계획경제를 설계한 천윈은 당 원로의 가족들은 믿을 수 있다며 이들이 경제를 통제하길 원했다. 태자당(혁명 지도자·고위간부 자손들)은 1980년대 국유기업 경영을 맡았고, 1990년대에는 부동산, 석탄, 철강 등 중국의 경제 성장에서 가장 많은 수익이 모이는 분야로 진출했다. 덩샤오핑의 딸 덩룽과 아들 덩즈팡은 1998년 상업용 부동산이 허용되기 전부터 부동산 개발에 진출했다. 1994년 덩룽은 선전에서 아파트를 개발해 홍콩에서 홍보에 나섰다.

국가 주도 시장개혁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장악한 특권계층이 된 이들 태자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공산당의 합법성을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시진핑 총서기 일가족이 3억7600만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이후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돼 있다. 지난 10월에는 <뉴욕 타임스>가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재산이 27억달러에 달한다고 폭로하는 등 미국 언론의 중국 지도부 재산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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