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원자바오 일가 축재 보도 뒤
기자 메일 등 침입…제보자 찾는듯”
WSJ·블룸버그도 ‘중국발 공격’ 폭로
중국 외교부 “근거 없는 주장” 일축
기자 메일 등 침입…제보자 찾는듯”
WSJ·블룸버그도 ‘중국발 공격’ 폭로
중국 외교부 “근거 없는 주장” 일축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잇따라 폭로하고 나섰다. 중국발 해킹이 미-중 간 민감한 이슈로 등장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30일(현지시각) 원자바오 중국 총리 일가가 대규모 축재를 해왔다는 기사를 내보낸 뒤 지난 넉달 동안 중국군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지난해 10월25일 원 총리 일가가 27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뉴욕 타임스>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해커들은 원 총리 일가 기사를 작성한 데이비드 바르보사 상하이 지국장과 전 베이징 지국장이었던 짐 야들리 남아시아 지국장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했다. 또 이 신문 임직원의 비밀번호를 빼내 그중 53명의 개인 컴퓨터에 접근했다. 해킹 행위는 모두 원자바오 기사와 관련된 것이었으며, 해커들은 원자바오 총리 일가 재산 관련 사항을 제보한 이들을 찾아내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밝혔다. 질 에이브럼슨 <뉴욕 타임스> 편집인은 “(해커들은) 바르보사 기자한테서 (원 총리 일가 관련)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커들이 원자바오 기사와 관련해 민감한 이메일이나 파일에 접근하거나 복사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뉴욕 타임스>가 고용한 컴퓨터 보안업체 맨디언트는 해커들의 수법을 볼 때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는 진단을 내놨다. 해커들은 중국군이 미군의 계약업체들을 해킹할 때 이용한 미국 대학 내 컴퓨터들을 이용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자사 컴퓨터 시스템이 중국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고 31일 폭로했다. 신문은 이번 해킹이 “중국 관련 보도 내용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다. 보도 감시 외에 상업적 이익을 얻거나 고객 정보를 빼내려 한 시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보시라이 사건과 관련해 민감한 내용들을 잇따라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지난해 중국 최고 지도자 시진핑 일가가 막대한 규모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한 이후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발 사이버 공격’ 문제는 미-중 양국 정부 사이의 갈등 요소로 번질 기세다. 미국 유력 언론들이 연이어 중국발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사이버 위협 행위와 중국 정부가 사이버 스파이 행위에 개입하고 있는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새로운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런 해킹 연루설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뉴욕 타임스>의 터무니없는 비난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이 이미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해킹 공격에 참여했다는 확실한 증거 없이 독단적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방부도 “중국 법은 해킹을 포함해 인터넷 보안을 해치는 행위를 금지한다. 명백한 증거 없이 중국군이 사이버 공격을 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비전문적이다”라고 반박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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