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7월16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장강(양쯔강)을 헤엄쳐 건너고 있는 마오쩌둥. <한겨레> 자료사진
CCTV, 마오 장강 수영 장면 방송
예년 몇초서 올해 4분으로 늘려
지도부도 잇달아 마오 유산 강조
“좌파 지지로 당 기반 강화 의도”
예년 몇초서 올해 4분으로 늘려
지도부도 잇달아 마오 유산 강조
“좌파 지지로 당 기반 강화 의도”
칠순의 마오쩌둥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장강(양쯔강)을 헤엄쳐 건너는 모습이 16일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아침뉴스에 등장했다.
방송은 4분여에 걸쳐 마오가 1956년과 1966년 장강에서 수영하는 장면을 상세하게 보여주며 “마오 주석이 생전에 42차례 장강을 헤엄쳐 건넜다” “마오쩌둥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자유자재로 헤엄쳤다”고 소개했다.
이날은 마오가 1966년 마지막으로 장강을 헤엄쳐 건넌 지 47년이 되는 날이다. 전에는 이날을 기념해 매년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리는 장강 건너기 수영대회를 보도하며 마오의 수영 모습을 몇초 동안만 보여줄 뿐이었다. 올해의 이례적인 보도는 중국에서 ‘정치적 의미’를 둘러싼 많은 의문과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명보> 등이 보도했다.
한 누리꾼은 “이 보도를 비롯해 최근 마오쩌둥 관련 보도가 부쩍 늘고 있다.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가 엄습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1966년 마오의 수영은 문화대혁명 급진화의 전주곡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당시 73살이던 마오는 1시간5분에 걸쳐 장강을 헤엄쳐 건너는 모습을 통해 정치적 건재를 과시했고, 이후 곧바로 반대파인 류사오치와 덩샤오핑 숙청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보도 이후 마오를 지지하는 좌파 사이트에선 “마오쩌둥 사상이 돌아오니 인민이 누구를 두려워하겠는가?” 등의 환호가 나오고 있다.
이번 보도는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최근 부쩍 마오쩌둥의 유산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시 주석은 부패와의 전쟁과 군 기강 바로잡기를 추진하며 마오의 발언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공산당 혁명성지의 한곳인 허베이성 시바이포를 방문해 마오쩌둥이 말한 ‘두 가지 의무’인 겸허함과 분투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은 최근 전국 각지를 방문해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을 벌였다고 <신화통신>이 17일 전했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개혁에 거부감을 지닌 리펑 전 총리 등 당내 좌파 원로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내 권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계산된 ‘좌파 끌어안기’로 해석되고 있다. 화둥정법대의 장쉐중 교수는 <명보>에 “중국중앙텔레비전이 공산당의 주요 선전도구임을 고려할 때, 예년 같지 않은 이번 보도는 분명히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당국의 이념이 최근 명백히 좌경화되고 있으며, 지도부는 이런 좌경화를 통해 당내 발언권을 강화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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