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지수 20일만에 25% 폭락
최근엔 과열양상 널뛰기 장세도
당국, 신용거래 관련 규제 완화
내달부터 매매 수수료 30% 인하도
각종 부양책에도 어제 4000선 붕괴
기업실적 부진땐 `‘떠받치기’ 한계
최근엔 과열양상 널뛰기 장세도
당국, 신용거래 관련 규제 완화
내달부터 매매 수수료 30% 인하도
각종 부양책에도 어제 4000선 붕괴
기업실적 부진땐 `‘떠받치기’ 한계
중국 증시가 최근 불안한 급락을 계속하자, 중국 정부가 각종 부양책으로 증시 떠받치기에 나섰다.
2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000선이 무너진 3912.77로 마감해 전 거래일 대비 3.48% 떨어졌다. 올 들어 최고점이었던 지난 6월12일의 5178.19에 견줘 20일 만에 25% 가량 급락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2000대였으나, 이후 급격히 오르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최근에는 폭등과 폭락이 엇갈리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5.53% 폭등했으나 1일에는 5.23% 폭락했다. 그리스의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 같은 외부적 불안 요소도 작용했지만, 중국 증시의 내부적 과열이 널뛰기 증시의 더 큰 원인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약 8조1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주식시장에 약 9000만명의 개인 투자자가 있는데, 이는 중국 공산당원 숫자인 8780만명보다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등 주식 신용거래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전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증시가 급격히 상승세를 타자 너도나도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해왔으나, 최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반대매매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매매란 증권사들이 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이 담보로 잡힌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나오면 주가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중국증권관리감독위는 대출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증권사가 반드시 대출을 회수해야 하는 규정을 폐지하고, 증권사가 반대매매 대신 부채 상환 연장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또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는 오는 8월1일부터 투자자들의 주식매매 수수료를 30% 인하해 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 28일부터 중국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해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약 2년여 만에 금리를 인하한 뒤 4월에도 인하한 적이 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증시 부양에 나서는 데는 최근 중국 지도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의 성장모델 전환과 경제 재균형 정책에서 증시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크레디스위스의 타오둥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중국인들의 민간 저축을 자금이 필요한 기업과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방 정부에 흘러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많은 투자자들이 참가하는 증시 활황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기존의 노동집약적 수출산업 대신 첨단기술 산업 위주의 성장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민간기업 창업 붐을 일으키고자 하는 중국 지도부는 스타트업 기업들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할 증시 활황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위안강밍 칭화대 연구원은 지적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주식 시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의 개입만으로 증시를 떠받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견해도 많다.
한편, 프랑스를 방문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는 1일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삼고 있는 “7%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7.4%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7% 성장도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3개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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