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언론들도 일제히 비판
미국선 “위안부 문제 언급
기대보다 훨씬 못미쳤다”
미국선 “위안부 문제 언급
기대보다 훨씬 못미쳤다”
14일 발표된 아베 담화에 대해 각국 언론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신의 직접적 사죄가 없는 불충분한 사과였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아베 담화에 대해 ‘물타기 사죄’라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아베의 물타기 사죄는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했다’는 제목의 영문 논평을 통해 이번 담화가 아무리 좋게 봐도 “물타기 사죄”라며 “이웃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기는 불충분한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가 일본 국내 우파를 만족시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에도 더이상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언어적 술책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라야마 담화에서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분명한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언어 비틀기가 많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가 이번 성명에서 ‘일본 전후 세대들이 사죄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일본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피폭의 공포스러운 장면을 항상 기억하는 것처럼, 일본의 공격으로 고통을 받은 나라들도 역사의 어두운 시기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의 2차 대전 중 행위로 숨진 모든 희생자에 대한 가책을 표시했지만, 전임 총리들의 사과를 되풀이하는 방식으로 명확한 표현은 회피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여성들에게 일본 제국 군대의 성노예를 강요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언급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도 “아베 총리가 ‘통석의 염’ ‘영원히 애통한 심정’을 표명했지만, 새로운 사죄에 못 미치고 미래 세대는 사죄하도록 운명지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함으로써 이웃 나라들을 분노하게 할 위험을 안았다”고 했다. 가디언은 아베 담화가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에서 벗어났다고 표현했다.
조기원 조일준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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