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기념행사 연예인도 외면
대만 최대 국경일이던 쌍십절의 의미가 크게 퇴색하고 있다.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이 집권한 이후 수도인 타이베이에선 ‘중화민국’ 개국기념일의 경축 불꽃놀이를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올해의 쌍십절 행사는 민진당의 선거용 행사로 전락하면서 썰렁함의 정도가 더욱 심했다.
오는 12월3일 지방 현장과 시장, 그리고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민진당은 10일 저녁에 진행되는 각종 공연 등 경축행사를 장화라는 선거접전지역에서 열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축공연은 유명 연예인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무명 연예인들과 민진당 정치인들로만 채워져 경기침체로 의기소침하고 있는 대만 국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0년 민진당이 처음으로 주최했던 경축행사에 중화권 최고 인기가수인 장후이메이가 초청돼 대만국가를 불렀다는 이유로 대륙에서 활동을 금지당한 이후 유명 연예인들의 축하공연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행사는 민진당에게 쏟아지는 부패의혹으로 정국마저 뒤숭숭해지면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최근 <연합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천수이볜 총통의 지지도는 사상 최저인 25%로 떨어졌고, 응답자의 49%는 민진당을 부패정당으로 꼽았다. 2000년 총통 선거 당시 출간된 천 총통의 자선전 <대만의 아들>을 집필했던 후중신 같은 이도 “총통은 국가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가족과 측근들의 부귀공명만을 쫒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타이 노동자 착취 사건에 연류된 가신들에게는 특권을 주면서 같은 당 출신으로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인 쉬창팅 행정원장을 배후로 몰아 조사하는 등의 정치 행태로 볼 때 민심이반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타이베이/양태근 통신원 coolytk@hanmail.net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