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겉과 속 일치하는지 지켜볼것
한국 너무 갑작스레 합의해 놀라”
한국 너무 갑작스레 합의해 놀라”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합의에 중국은 마뜩잖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관영 언론과 전문가들은 협상 타결의 배후에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있다고 지적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며 책임있는 태도로 관련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일본의 언행과 겉과 속이 일치하는지, 시종일관한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원칙론적인 태도를 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배후론’을 내세우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중국 위안부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쑤즈량 중국 위안부문제연구센터 주임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아시아 회귀를 중요한 세계 전략으로 취하고 있는데,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역사 갈등은 장애물이었다. 그래서 양국을 압박해 타협하도록 했다”며 “미국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역사문제에서 일본에 대응하는 한-중 공조를 와해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너무 갑작스레 합의에 도달해 놀랐다. (일본의 침략) 역사에 일치되는 견해를 갖고 보조를 맞춰온 한-중 협력이 악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며 “일본은 과거에도 고노담화를 무시하고 침략 전쟁도 부인한 만큼 일본의 말과 행동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전화통화에서 미국 배후론을 제기하며 “일본은 미국의 압박에 쫓겼을 뿐 절대 침략전쟁에 대한 심각한 반성을 한 것이 아니다. 일본이 돈으로 한국과의 평안을 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비룽 대만 둥우대 교수는 <환구시보>에 “미국은 한-일이 화해하고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을 함께 압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영 언론들도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다. <신화통신>은 “한-일 관계가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합의가) 일본의 자발적 양심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압박 속에 이뤄진 정치적 선택이라 유감”이라고 평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한-일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면 중-한 양국의 일본에 대한 역사 공동 대응이 약해지고, 일본은 더 중국 견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며 “동북아 정세를 보면 자연스레 미국의 전략적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봉황망>은 “일본의 태도는 철저한 반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고 평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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