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그룹, ‘레전더리’와 협상 막바지
중국 부동산 대기업인 다롄완다그룹이 미국 헐리우드의 주요 영화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두 회사의 지분 인수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다음주에는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완다그룹은 레전더리의 가치를 40억달러(약 4조8천억원)로 추산하고 있으며, 지분 과반 이상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다롄완다가 헐리우드 제작사의 ‘첫 중국인 주인’이 되는 동시에, 중국은 세계적인 영화 대국에 한발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전더리의 영화 계열사인 레전더리 픽처스는 <다크 나이트>(2008) 이후 배트맨 시리즈와 <슈퍼맨 리턴즈>(2006) 이후 슈퍼맨 시리즈, 그리고 <300>(2007), <퍼시픽 림>(2013), <쥬라기 월드>(2015) 등 많은 흥행작을 내놓은 헐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사다.
이번 거래는 콘텐츠 제작 역량 확충(완다)과 중국 시장 진출(레전더리)이라는 양쪽의 사업 목표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중국 영화시장은 지난해 49%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전체 수익의 38%는 헐리우드에 떼어줘야 했다. 레전더리는 중국 쪽과 합작한 제작사를 차린 뒤 맷 데이먼 주연의 <만리장성>(11월 개봉 예정)을 제작하는 등, 헐리우드 제작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중국에서 200곳의 영화관을 운영중인 완다그룹은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영화관 체인을 잇달아 인수하고 대형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하는 등 복합쇼핑몰 중심의 부동산 분야에서 레저·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