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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산아 제한 35년…결혼하지 않는 중국

등록 2016-09-18 13:59수정 2016-09-18 14:03

2년 연속 결혼 감소… 이혼은 증가
‘아들 집값 마련’ 부모 소비 줄지만
비혼여성·1인가족형 소비 늘어
중국이 지난 35년간 엄격하게 실시해온 산아 제한 정책의 영향으로 혼인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의 결혼 등록 건수는 1200만쌍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고, 이혼 건수는 380만쌍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혼 건수는 10년 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결혼 건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여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한 자녀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바링허우(1980년대생 세대) 이후 세대가 이른바 ‘결혼 적령기’를 거쳐가면서 추이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결혼 감소의 배경엔 인구학적, 사회적 원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79년부터 실시한 ‘한 자녀 정책’은 올해부터 완화됐지만, 2014년 인구 조사를 보면 20대와 30대 인구가 각각 40대 인구보다 적었다. 게다가 남아선호 경향 탓에 중국 인구는 줄곧 ‘남초’를 기록하고 있다. 10대 인구는 20대, 30대보다도 적고 남초 현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결혼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얻으려는 경향이 줄어든 것도 배경이다. 장샤오보 베이징대 교수는 “여성이 높은 교육 수준으로 고임금 일자리를 가진 경우가 늘면서, 재정적으로 결혼을 할 동기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대학 재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이었다.

결혼이 줄면서 중국 경제 전체의 패턴도 달라진다. 1인 가족이 늘수록 집의 거래나 어린이 용품 등의 소비는 줄어든다. 수출과 정부 주도 프로젝트 중심에서 내수 및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당국의 정책적 노력엔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에선 결혼 뒤 대개 신랑 쪽이 집을 마련하는 까닭에, 미혼의 아들을 둔 부모들 또한 집값 마련을 위해 소비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신부를 구하는 게 어려워질수록 더 큰 집을 구하기 위해 저축을 늘리기도 한다. 동시에 교육 및 임금 수준이 높은 비혼 여성들의 소비력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중국 기업들의 대응도 눈길을 끈다. 온라인 부동산 거래사이트 자자순은 가격을 낮춘 1인가족용 주거 모델을 계획중이고,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는 소형 밥솥을 다종화시키는 등 1인가족용 제품을 늘리고 있다. 중국 보석업계는 결혼 감소에 따른 매출 둔화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한편으로는 젊은 커플들을 위한 저가의 모델을 다종화시키는 것으로 나름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결혼이 줄면서 가족에 대한 보편적 의무로 여겨졌던 부양의 책임에 대한 관념이 변화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나머지 언젠가는 이를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생각은 여전히 ‘결혼을 시켜야 마음이 놓인다’는 부모 세대의 생각과 충돌하기 마련이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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