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가 26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한국에서 고조되는 탄핵 여론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박근혜의 절친한 친구 컴퓨터에 대통령 비밀문건이 가득해 민중의 분노가 탄핵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은 25일 측근의 정치 개입 추문을 ‘뜻밖에도’ 국민들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4~25일 <제이티비시> 등의 보도를 인용해, 최순실씨와 관련된 컴퓨터에서 연설문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대화 문건’ 등 200여건의 문건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또 “이같은 국가기밀법 위반 행위는 아마도 박근혜 정부 최대 추문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정신적 지도자’인 최태민씨의 딸이자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씨의 아내였다면서 “최태민은 육영수씨 사망 뒤 박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했다. 또 <한겨레>를 인용해 ‘탄핵’이 한국 인터넷에서 주요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래 최저 수준인 25%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25일 박 대통령의 ‘사과’ 이후 <신랑>, <소후> 등 중국의 주요 포털에서는 관련 소식이 인터넷 속보로 보도됐다. 하루 전인 24일에는 <북경일보>가 최순실씨의 권력 남용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과 중화권 매체들은 최순실씨를 가리켜 ‘박근혜의 구이미’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구이미(규밀)’는 ‘규방(안방)의 꿀’이란 뜻으로, 여성끼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중국어 표현이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