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개막한 3일 취재를 위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들어가려는 기자들이 줄을 서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연중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개막했다. 양회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뜻하는 말이다. 3일 정협이 개막했고, 5일에는 전인대가 시작된다.
정협은 공식적으로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 구실을 하며, 비공식적으로는 전국에 흩어진 정치인들이 만나는 자리이자 기업인들의 로비 기회로도 작동한다. 정협보다 늦게 개막하는 전인대는 예산을 통과하고 법안을 심의하며 장관급 이상 고위직 임명안을 처리한다. 올해는 가을에 5년 주기로 열리는 공산당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당 대회에서 집권 2기를 맞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회의 안정적 운영은 중요한 과제다.
최근 몇년 새 외신들이 양회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중국 정부가 제시하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두자릿수 고성장이 꺾이고 있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한다면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6년 만에 최저치인 6.7%를 기록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이보다 조금 낮은 약 6.5%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철강과 석탄 산업 구조조정, 부동산 거품 방지 같은 경제구조 개혁 필요성과 일정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왕궈칭 정협 대변인은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는 지속가능한 발전잠재력을 보유했다”며 “공급 측면 구조개혁을 기초로 하는 거시적 목표에 따라 꾸준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국방예산을 한자릿수인 7.6% 늘려 9540억위안(159조8900억원)을 책정했으나, 올해는 다시 두자릿수로 증가율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 정부의 군 현대화 작업,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갈등, 일본 등과의 남중국해 섬 영유권 분쟁 때문에 국방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왕 대변인은 2일 회견에서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해”라며 “중국 영토에 국방 시설을 짓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고 국제법으로도 주권으로 인정받는 권리”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국방예산을 지난해 수준으로만 올려도 올해 중국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1조위안(약 167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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