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며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테슬라는 28일(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텐센트가 이 회사에 17억80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자했으며 지난 24일 기준 주식 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는 글을 남겼다. 테슬라는 최근 친환경 전기차 ‘모델3’ 생산을 앞두고 자금 조달을 진행했으며, 이달 초에만 약 12억달러를 모았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사회관계망 및 메신저 서비스(SNS)로 전자상거래와 전자화폐 사업 등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위챗(웨이신)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테슬라 투자 또한 위챗의 플랫폼 기반 확대라는 의미가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에도 중국 최대의 차량 예약·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에 투자한 바 있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시장에의 접근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미래형 자동차 시장 진출은 속도를 더하는 모양새다. 이른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일컬어지는 최대의 아이티 기업들이 모두 자동차 산업에 이미 발을 디뎠다.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바이두는 다음달 상하이모터쇼에서 새로운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7월 상하이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카를 출시했다. 전기차 생산량 세계 1위인 비야디(BYD)도 중국 기업이다. 시장으로서도, 지난해까지 중국은 전기차 판매량이 미국, 유럽을 모두 추월한 최대 시장이 됐다. 중국 정부 당국은 대기오염 문제 대응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에 전폭적 지지를 약속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전역에 24곳의 점포와 수퍼충전소 114곳, 일반충전소 348곳을 두고 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중국은 테슬라 차량을 1만1839대 수입하면서 전년 대비 5배 규모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테슬라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 비중도 2015년 5%에서 16%로 훌쩍 뛰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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