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미-중 정상회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측근들과 외교·경제 분야 사령탑이 총출동한다.
미국에 앞서 핀란드를 방문한 시 주석 옆에는 왕양 부총리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을 대표해 미국 재무장관과 국무장관을 상대하는 국무원(행정부)의 수뇌들로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각각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 의제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양 국무위원은 추이톈카이 주미대사와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장본인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남중국해 문제와 대만 문제를 건드리며 미-중 관계가 급랭하던 시기에 직접 미국으로 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트럼프 당선 이후 양국의 실질적 가교가 됐다. 추이 대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를 주미 중국대사관 춘절(설) 행사에 초청하는 등 관계 호전의 촉매 구실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과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이 외교부장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역할을 맡는다. 왕 주임과 리 주임은 시 주석의 대표적 측근으로, 특히 학자(푸단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출신인 왕 주임은 장쩌민·후진타오·시진핑 시대에 연이어 최고지도자의 책사 구실을 해온 인물이다. 왕이 부장은 대중적 인기 속에 중국 외교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다. 이밖에 류허 당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은 ‘경제 책사’로 미국과의 ‘무역 전쟁’ 문제를 다루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 그것이 올 가을 중국 지도부 재편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거리다. 올 초에는 ‘트럼프의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양제츠 국무위원이 외교관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부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왕이 부장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리잔수·왕후닝 주임과 왕양 부총리는 중국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 후보군에 속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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