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해외기업과 부동산 매수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온 중국 안방그룹 우샤오후이(51) 회장의 행적이 묘연해진 가운데, 그가 중국 당국에 구금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 외손녀의 남편이어서 ‘정치적 배경’이 주목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안방그룹은 14일 성명을 내어 우 회장이 “개인적 이유”로 직책을 수행할 수 없게 돼 사내 관련 고위직 인사들이 대행을 맡도록 했으며 그룹 경영 상황은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경제잡지 <차이징>(재경)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우 회장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한 지 몇시간 만에 나온 안방그룹의 공식 입장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도 우 회장이 최근 ‘관련 조사 협조' 목적으로 조사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조사 뒤에는 항상 집이나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이번엔 지난 주말 이후로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잘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우 회장의 구금 배경으로는 급속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개인 비리나 자산 해외 유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에선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금융권에 대한 사정작업이 강화돼왔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우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행태에 자제를 요구하며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지난달에는 안방그룹 계열사가 규제를 피해 고위험 투자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3개월간 신상품 출시를 금지당하기도 했다.
2004년 5억위안(약 83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안방그룹은 자산 규모 3000억달러(337조원)를 넘어서는 등 급속성장을 해왔다. 우 회장이 2004년 덩샤오핑의 차녀 덩난(72)의 장녀 덩줘루이(45)와 결혼한 것이 고속성장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2015년 미국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천만달러에 매입하는 등 300억달러대의 인수·합병으로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졌다. 2015년 한국의 동양생명, 2016년에는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다.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안방보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가족 기업이 맨해튼에서 진행하는 부동산 사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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