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의 탐사로봇 ‘위투 2호'가 3일 밤 달 표면에 발을 딛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 제공
3일 달 뒷면에 안착한 중국 탐사선 창어 4호가 탐사로봇을 가동시키며 탐사 활동을 개시했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3일 밤 10시22분에 창어 4호의 착륙선에서 탐사로봇이 분리돼 지표 탐사에 나섰다고 4일 밝혔다. 탐사로봇은 ‘위투(옥토끼) 2호’로 명명됐다. 2013년 12월부터 31개월간 달에서 활동한 창어 3호의 탐사로봇 위투의 대를 이은 셈이다. 창어 4호는 위투 2호가 달 표면에 바퀴 자국을 새기며 착지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보내왔다.
사상 최초로 달 뒷면 탐사에 나선 위투 2호가 달의 물과 관련된 ‘비밀’을 밝혀줄지도 관심거리다. 과학자들은 달의 응달 지대에 얼음 등의 형태로 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봐왔다. 태양풍에 실려오는 양성자들이 달에 닿으면서 표면의 수소 및 산소 원자들과 결합해 물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해왔다. 인류가 달에 정착 기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의 생성 및 분포 여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위투 2호가 착지한 달 뒷면 남극 근처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는 이런 연구에 최적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곳은 지구에서 보이는 앞면에 견줘 분화구가 많고 굳은 용암 흔적이 없다. 굳은 용암은 지구에서 보이는 토끼, 두꺼비, 사람 얼굴 모양 등 표면의 무늬를 만들어주는 부분으로, 태양계 생성 초기 소행성과의 충돌 흔적을 모두 덮어버렸다. 이 때문에 달에서 가장 깊고 오래된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선 달의 생성기에 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갈등이 심화된 중국과 미국이 창어 4호의 탐사 등 우주 분야 협력을 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냉전 시절에도 미국과 소련은 아폴로-소유즈 우주선 도킹과 갈아타기 실험 등을 함께 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의회 또는 연방수사국(FBI)의 허락 없이 중국과 협력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 때문에 협력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미국 과학자들이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운영할 만큼 기술이 발전한 현실을 받아들여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