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정책 고위관계자 밝혀… 방송사들도 자발적 감축뜻
중국 대륙을 강타하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던 중국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중국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라디오영화텔레비전총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외국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의 수입과 중국 내 방송에 비교적 관대했다”면서 “내년부터 중국 내 모든 방송국의 한국 드라마 수입 및 방영 비율을 떨어뜨릴 계획”이라 밝혔다고 <화서도시보>가 <법제만보>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축소 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국가라디오영화텔레비전총국에서 한국 드라마의 전체 방송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드라마에 대한 규제 조처를 조만간 취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국가라디오영화텔레비전총국 고위관계자가 규제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중국내 각 방송사들도 자체적으로 내년부터 한국드라마 방송을 줄여나갈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방송사인 <중앙텔레비전>(CCTV) 왕궈후이 드라마부 부주임은 “방영된 드라마 수는 많지 않았지만 한 드라마가 100회 넘게 방영돼 방송시간을 많이 잠식했다”면서 “내년 1월에도 모두 135편인 <백만송이 장미>을 방영할 계획이지만 외국 드라마의 전체 비율에서 보면 한국 드라마의 방영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방송국인 <베이징텔레비전>(BTV)의 고위책임자도 “내년에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드라마를 적극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내에서 드라마 <대장금>을 방영해 재미를 톡톡히 본 <후난텔레비전>(HNTV)의 관계자도 “<대장금>의 중국내 방영권을 샀을 때 드라마의 수입가 상승폭이 너무 컸다”면서 “수입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도 한국 드라마의 방송량은 감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드라마 제작업계는 중국 정부의 조처를 환영하면서 “방송사가 한국 드라마에 관심만 안 보이면 우리는 공정한 경쟁 아래 한국 드라마를 몰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작자 장지중은 “중국 드라마도 잘 만들어 대량 수출까지 하는데 시청자들의 외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해외 드라마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외국 드라마는 그저 곁들어 먹는 음식이지 주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충칭/모종혁 통신원 jhmo71@chinawest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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