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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상하이통신] ‘속 빈 강정’ 중국 부자들

등록 2005-12-28 18:12수정 2006-04-14 09:52

상하이에 사는 40대 후반의 대학교수 위안팡은 푸웡(負翁)으로 불린다.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란 뜻이다. 그는 부동산 투자 붐이 일 때 저축금과 대출금을 합쳐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주변에선 그를 다른 뜻의 푸웡(富翁), 즉 부자라고 부른다. 최근 투자에서 실패했지만, 그는 아직도 2채의 아파트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에서 이처럼 두 가지 뜻을 담은 ‘푸웡’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부자 같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사실은 빚에 허덕이는 사람이 바로 푸웡이다.

상하이의 한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30대 회사원 친치요우는 지난해 초 은행대출 60만위안을 합쳐 90만위안(약 1억2500만원)을 들여 40평짜리 아파트를 샀다. 연 50% 이상의 투자이익을 기대해 월급의 40%를 20년 간 상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 직후 아파트값이 폭락해 매입가의 85%까지 떨어졌다. 그는 “조금 기다리면 좋아지겠지”라는 기대 속에 기약없이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다.

<중국금융망>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전통적으로 저축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최근 거액 대출로 큰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고, 일상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상환이 전체 월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하가 18%, 20~50%가 52%, 50~70%가 22%, 70% 이상이 8%였다.

일반적으로 월소득의 35% 이상이 부채상환금일 경우엔 생활에 여유를 갖기 힘들다고 한다. 이처럼 부자를 꿈꿨던 많은 중국인들이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서 푸웡이 돼가고 있다.

상하이/우수근 통신원 iloveasia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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