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중국 대테러 부대가 홍콩 거리 청소 왜?

등록 2019-11-17 15:49수정 2019-11-19 16:08

‘비위협적’ 방식으로 시위대에 존재감 과시
홍콩 정부 요청 없어 ‘기본법 위반’ 논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로 규정하며 조속한 질서 회복을 강조한 미묘한 시기에,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대테러 부대원들이 16일 오후 벽돌을 옮기는 등 시내 도로 청소를 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인민해방군이 거리 청소에 나선 것을 두고, 홍콩 기본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로 규정하며 조속한 질서 회복을 강조한 미묘한 시기에,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대테러 부대원들이 16일 오후 벽돌을 옮기는 등 시내 도로 청소를 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인민해방군이 거리 청소에 나선 것을 두고, 홍콩 기본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로 규정하며 조속한 질서 회복을 강조한 미묘한 시기에,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대테러 부대원들이 시내 도로 청소에 나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다수 대학에서 시위대가 철수한 가운데, 폴리테크닉대를 중심으로 시위대와 경찰의 소규모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6일 중국군 50여명이 카오룽 주둔지에서 나와 오후 4시20분부터 5시까지 거리를 청소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을 한 중국군은 홍콩 침례대학 캠퍼스 인근의 렌프루 거리에서 벽돌을 양동이에 담아 옮기는 등의 작업을 했다. 중국군이 홍콩에서 대민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 가을 태풍 망쿳 피해 복구에 400여명이 참여한 데 이어 1년여 만이며, 지난 6월 시위 발생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중국군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중국군 스스로 지역사회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를 하고 있던 한 군인도 “우리는 자발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시 주석의 표현을 인용해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입법의원 24명은 성명을 통해 중국군의 청소작업이 홍콩 기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콩 기본법에 따르면 홍콩정부가 필요할 경우 공안유지와 재난 구호를 위해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지만, 이런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쩡즈핑 쑤저우대 군사법 전공 교수는 “제복도 입지 않았고 군사적 임무도 아니다. 그냥 거리 청소를 했을 뿐이어서 이를 규제하는 법은 없다”면서도, 상징적인 의미는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비 위협적’ 방식으로 시위대에 중국군 주둔 사실을 상기시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중국군은 ‘특전팔련’이라는 글자가 쓰인 주황색 티셔츠나 ‘쉐펑특전영’이라고 쓰인 남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두 부대는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쉐펑특전여단’ 소속으로, 중국 내 최강의 대테러 부대라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공포감 조성을 통해 시위 동력을 약화시키고, 강경 시위대와 시민들을 분리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홍콩 주요 대학 대부분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했지만 강성 시위대 100명 정도가 홍콩 이공대에서 점거를 이어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양쪽의 충돌 과정에서 공보팀 소속 한 홍콩 경찰관이 종아리에 화살을 맞았다. 시위대는 지난주에도 경찰관을 향해 화살을 쏜 바 있지만, 실제로 경찰관이 화살에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고물상 아빠가 주운 못생긴 그림, 88억 ‘피카소 작품’일까 1.

고물상 아빠가 주운 못생긴 그림, 88억 ‘피카소 작품’일까

홀로 발견된 아기 비버…“야생 방류 반대” 청원에 주지사 움직여 2.

홀로 발견된 아기 비버…“야생 방류 반대” 청원에 주지사 움직여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도 사망한 듯…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격화 3.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도 사망한 듯…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격화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이란, 가자지구나 베이루트처럼 될 수도” 4.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이란, 가자지구나 베이루트처럼 될 수도”

“우크라 미사일 공격에 북한 장교 6명 사망” 현지 보도 5.

“우크라 미사일 공격에 북한 장교 6명 사망” 현지 보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