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둥성 선전 경제특구를 방문한 14일 선전에 인접한 홍콩의 한 식당에서 시 주석의 연설이 생중계되고 있는 가운데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혁·개방의 심장부’로 통하는 광둥성 선전을 방문해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개혁·개방과 국제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향후 5년 동안 중국의 경제정책 목표와 방향을 제시할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5중전회)를 열흘 남짓 앞둔 행보여서 주목된다.
14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시 주석은 이날 ‘선전 경제특구 설립 40주년 경축대회’ 기념사에서 “선전의 지난 40년은 세계 경제발전사의 기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개혁·개방 결정 이듬해인 1980년 8월26일 광둥성 선전·주하이·산터우와 푸젠성 샤먼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세계화가 역류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거세지고 있다”며 “세계 경제는 침체에 빠졌고, 무역과 투자는 위축됐으며, 경제·안보 등 각 분야가 조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등 세계가 혼란기를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고속 성장기를 거쳐 고품질 발전 단계를 향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세에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개혁과 개방을 멈추지 말고, 더 높은 수준에서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선전 경제특구가 “중국에 10가지 귀중한 경험을 선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전은 경제특구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했으며, 중국 발전을 위한 확실한 도리를 유지해왔다”며 “전방위적 대외 개방과 혁신, 경제 개발과 환경의 전면적인 조화 등도 선전 경제특구를 통해 얻은 귀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경제특구 지정 당시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던 선전은 이미 2017년을 기준으로 지역총생산(GDP)이 2조2천억위안(약 3380억달러)을 넘어서면서, 비슷한 규모인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제력을 추월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첨단기업인 화웨이와 텐센트(텅쉰) 등도 선전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시 주석의 선전 방문은 오는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당 19기5중전회를 앞두고, ‘선전 사례’를 부각해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집권 직후인 2012년 12월과 2018년 10월 각각 선전을 방문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시범 지구”라고 극찬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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