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나흘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회의에 참석 중인 네이멍구 자치구 대표단을 만나 중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지난해 네이멍구에서 중국어 교육 강화 방침에 대한 거센 저항이 불거진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시 주석이 전날 네이멍구 자치구 전인대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굳건하고 세심한 노력을 통해 민족적 단합을 이루고, 중국어와 국정 교과서 채택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문화적 정체성은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민족적 단합과 조화의 뿌리이자 영혼”이라며 “특히 네이멍구 젊은이들이 공산당 정책과 혁명 전통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이멍구에선 지난해 9월 가을 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그간 몽골어로 가르치던 ‘중국어’ 과목을 중국어로 가르치는 ‘어문’(국어) 과목으로 대체했다. 또 순차적으로 도덕·법치(정치)와 역사 과목도 기존 몽골어에서 중국어로 수업 언어를 바꾸고, 교과서도 중국 당국이 펴낸 통합 국정 교과서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현지 교육 당국은 당시 “다른 과목은 기존처럼 몽골어로 수업을 계속하며, ‘쌍어교육’(이중언어 교육) 정책의 원칙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업 시수에 변동이 없는 탓에, 중국어를 사용하는 수업이 늘어나면 몽골어로 하는 수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민족어 교육 약화를 우려한 학생·학부모·교사가 이례적으로 거리 시위까지 벌이자, 현지 공안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중국 당국은 56개 소수민족을 공식 인정하고, 이들에게 일정한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통합’과 ‘국가 정체성’을 부쩍 강조하며, 중국어 교육 강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앞서 신장위구르과 시짱(티베트) 자치구에선 이미 지난 2017년과 2018년부터 네이멍구가 채택한 중국어 교육 강화 방안이 도입된 바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네이멍구 자치구의 몽골족 인구는 420여만명으로, 자치구 전체의 약 17%에 해당한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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