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남중국해 해상 일대에서 미군 정찰기 등의 움직임을 포착한 항적 기록. 남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 누리집 갈무리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군이 동·남중국해에서 군사활동을 대폭 강화했다는 중국 쪽 주장이 나왔다. 미-중 갈등 증폭 속에 양국 간 군사적 긴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30일 중국 베이징대에 딸린 싱크탱크 남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의 자료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미 공군 신호정부 수집용 정찰기(RC-135W) ‘리벳 조인트’와 고고도정찰기(U-2S) ‘드래곤 레이디’가 동중국해상에서 정찰 비행에 나섰다. 또 다른 리벳 조인트 1대도 같은 날 오후 서해상에서 정찰 비행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미국은 지난 27일에도 리벳 조인트 1대와 조기 경보기(E-8C) ‘조인트 스타트’ 1대, 해상 초계기(P-8A) ‘포세이돈’ 1대, 공중 급유기(KC-135R) ‘스트래토 탱크’ 2대 등을 남중국해 일대에 투입했다. 특히 리벳 조인트 정찰기는 중국과 베트남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파라셀(시샤) 군도 부근 트리톤섬(중국명 중젠다오) 20해리 가까이 근접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대만해협 부근은 물론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보가 갈수록 공세적으로 바뀌는 것과 맞물려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서만 지난 4일 중국의 1호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머스틴호가 동중국해상에서 조우했고, 12일부터는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랴오닝호가 남중국해에 동시 진입하는 장면도 연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화상으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겨냥한 미군 함정과 정찰기의 활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최근 미군 구축함 머스틴호가 중국의 랴오닝호 항공모함 전단을 근접거리에서 관찰한 것은 중국 쪽 훈련을 방해하고 양국군 병사들과 항행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남중국해상에서 미 군함의 활동은 20%, 군용기의 활동은 40% 가량 늘었다”며 “미군의 군함과 군용기가 중국 영해와 영공 부근에 자주 출몰하면서, 이 일대 군사화를 부추기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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