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와 맞닿은 타이만에 자리한 캄보디아 해군기지에서 최근 이뤄진 신축 공사가 중국과 관련된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딸린 아시아해양투명성구상(AMTI)의 관련 보고서. 누리집 갈무리
남중국해와 맞닿은 타이만에 자리한 캄보디아 해군기지에서 최근 이뤄진 신축 공사가 중국과 관련된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딸린 아시아해양투명성구상(AMTI)의 최근 보고서 내용을 따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주에 자리한 레암 해군기지에서 최근 건물 2동이 완공됐다”며 “새로 건물이 들어선 곳은 미국의 지원으로 건설됐다가 지난해 철거된 건물 부근”이라고 전했다.
레암 해군기지는 2010년 이후 미군과 캄보디아군이 연례 합동훈련을 하는 곳이다. 캄보디아 해군 당국은 지난해 10월 미군 관련 시설을 철거 이전한 뒤 중국 쪽 지원을 받아 기지 신축 확장 공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대규모 준설공사를 통해 접안 가능한 선박의 규모를 키우고, 항만과 선박 정비 시설도 확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지난 4월17일 부지 정비 작업이 시작된 이후 5월 초부터 본 공사가 시작돼 5월21일 건물 2동이 완공됐다”며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된 데다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신축 건물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건설된 것이란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019년 7월22일 “중국이 캄보디아와 레암 해군기지를 30년 임차하고, 이후 10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비밀 합의를 맺었다”며 “합의에 따라 중국 쪽은 병력을 파견하고, 무기를 보관하고, 군함도 정박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캄보디아 정부 쪽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영문매체 <크메르 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이 레암 해군기지에 집착하는 것은 편집증적 ‘중국 공포증’이자, 중국과 패권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해 냉정함을 잃은 탓”이라며 “미군과 중국군을 포함해 어떤 외국군도 캄보디아 영토 안에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되풀이해 설명하는 것도 신물이 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85년 1월 33살의 나이에 집권해 지금껏 권좌를 지키고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대표적인 친중파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곤란을 겪을 때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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