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스페인 소비부 장관 “고기 덜 먹자”에 농업부 장관 ‘발끈’

등록 2021-07-09 09:46수정 2021-07-09 10:11

총리 “스테이크는 참을 수 없는 맛” 거들어
연립 정부 안 지지계층 차이도 갈등 요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9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자국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사울리아이/EPA 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9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자국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사울리아이/EPA 연합뉴스

‘고기 덜 먹기’ 캠페인이 스페인 정부 각료들 사이의 논란으로 번졌다고 <비비시>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의 알베르토 가르존 소비부 장관은 이번 주 ‘고기를 덜 먹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가르존 장관은 트위터에 “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도 안 좋고 지구에도 안 좋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에 대해 루이스 플라나스 농업부 장관이 지역 방송에 출연해, 스페인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육류업체에 “부당한” 캠페인이라고 반박했다.

육류업체 연합 6곳도 가르존 장관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항의했다. 육류업체들은 가르존 장관이 스페인에 일자리 250만개를 제공하고 90억 유로(12조 원)를 수출하는 산업을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자, 가르존 장관은 국영 방송에 출연해 캠페인의 의도가 오해를 사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고기를 먹지 말자는 게 아니라 한 주에 200~500그램 사이의 육류를 섭취하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따르자는 게 캠페인의 진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 사람들의 일주일 평균 육류 섭취량은 1킬로그램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 대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육식론의 손을 들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리투아니아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스테이크는 ‘참을 수 없는’ 맛”이라고 말했다.

갈등은 스페인 연립정권 내부의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도 드러내고 있다. 플라나스 농업부 장관은 산체스 총리와 함께 ‘사회당’ 출신으로, 이들은 일부 시골 지역과 전통 노동계급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가르존 소비부 장관은 좌파인 ‘우니다스 포데모스’ 출신으로, 젊은층과 도시 진보적 유권자를 지지층으로 삼고 있다.

고기 소비 문제는 이웃나라 프랑스에서도 논쟁적인 주제다. 프랑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리용의 시장이 학교 급식에서 육류를 제외하자 이를 맹비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가공육을 포함한 육류의 소비를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축산 과정의 탄소 배출은 기후변화의 유력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