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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난민 구조 방해, 이탈리아 전 장관 재판 회부…리처드 기어 증인 출석

등록 2021-10-25 14:29수정 2021-10-25 14:34

배우 리처드 기어 증인 출석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전 내무장관이 23일 장관 재직 당시 아프리카 이민 구조선의 입항을 금지한 것과 관련해 법정에 출두한 뒤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팔레르모/EPA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전 내무장관이 23일 장관 재직 당시 아프리카 이민 구조선의 입항을 금지한 것과 관련해 법정에 출두한 뒤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팔레르모/EPA 연합뉴스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전 내무장관이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배의 상륙을 방해한 것과 관련해 최근 시칠리아의 팔레르모 법정에 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살비니 전 장관은 이탈리아 내무장관이었던 2019년 지중해에서 아프리카 난민과 이주민을 구조해 태운 시민단체의 배가 이탈리아에 입항하지 못하도록 해, 권한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난민과 이주민 147명을 납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난민과 이주민을 태운 배는 살비니 전 장관의 입항 거부로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8일 동안 이탈리아 해안가 바다에 머물러야 했다. 장기 해상 표류로 열악한 선내 체류 환경이 더욱 나빠지자 일부 노약자만 입항이 허가됐다. 결국 이탈리아 법원이 개입해 살비니 전 장관의 지시를 무효화하면서 그때까지 배에 남아있던 83명의 입항이 허가됐다.

이번 재판에는 미국 배우 리처드 기어의 증인 출석이 허용됐다. 그는 사건 당시 아프리카 난민과 이주민들의 해상 구조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오픈 암스’(Open Arms)의 자원 봉사자로 이탈리아에 머물렀다. 그는 당시 배에 체류했던 난민과 이주민들의 열악한 환경을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민 지원단체들은 이번 재판이 정부가 더는 시민단체의 해상 구조활동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오픈 암스의 창설자 오스카 캄프스는 <로이터>에 “정치적 선전을 위해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 같은 근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외국 이주민 반대를 주장하는 포퓰리스트 정당 리그당의 대표인 살비니 전 장관은 유죄가 선고되면 최고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공직 출마가 금지된다.

살비니 전 장관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공격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나라의 국경과 안전, 위엄을 지키는 것은 장관 한 사람의 임무가 아니라 모두의 임무”라며 “임무를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는 것은 초현실”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아프리카 난민 100만명 이상이 유럽행을 시도했다. 난민 행렬은 이듬해 유럽연합과 터키 사이에 이주민을 제한하는 협정을 맺은 뒤 크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많은 아프리카 난민들이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가 배가 난파하거나 침몰해 목숨을 잃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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