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이 공개한 코로나19 봉쇄 조처 때의 영국 총리 관저 ‘파티’ 장면. 맨 앞 테이블 좌석에 와인잔을 앞에 둔 보리스 존슨 총리(오른쪽 둘째)의 모습이 잡혔다. 가디언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처가 취해지던 때에 와인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폭로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일하는 장면”이라고 강변했다.
존슨 총리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부인과 직원 등 17명이 총리 관저 정원에서 와인과 체스판을 놓고 즐기던 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그들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람들이 일하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용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말해야 하는 것을 말했다”고만 답했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관저에서 파티를 가졌다는 주장에 대해 “업무 모임”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해왔다.
앞서, 영국 <가디언>은 총리와 측근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봉쇄 조처가 취해지던 지난해 5월15일 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즐기는 장면을 담을 사진을 폭로했다. 특히, 이 날은 매트 핸콕 보건장관은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라고 경고한 날이었다. 핸콕 장관의 대변인은 “사진의 회합이 열리던 날 총리 관저에서 총리와 얘기한 뒤 오후 6시30분에 총리 관저를 떠났다. 장관이 잘못을 저질렀음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사안의 중대성 때문인지 총리실 대변인은 추가 해명을 내놨다. 대변인은 “업무 모임은 여름철 몇달 동안 총리실 정원에서 자주 열린다. (사진에 담긴) 모임의 경우엔 총리실 기자회견 뒤 직원 모임이 있었다. 다우닝가 10번지는 총리의 일터이자 집이다. 총리 부인이 다우닝가 10번지에 살고 있고 그래서 정원을 쓰는 것 또한 합법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도미니크 라브 부총리는 앞선 <비비시>(BBC)와 회견에서 “바쁜 업무를 마친 날에는 사람들이 때론 술을 마신다. 이는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며 모임이 업무 뒤에 열렸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모임이 야외에서 열려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낮았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더 공세를 높였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그 회합을 업무 모임이라고 부르는 것은 “왜곡”이라며, 봉쇄 조처 때문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일반 서민들과 총리의 사진은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총리실 등 여러 정부 청사에서 지난해 11~12월 많은 파티들이 열린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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