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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런던 경찰, 청소년 알몸수색 사흘에 두 번꼴…절반이 흑인

등록 2022-08-10 11:35수정 2022-08-10 11:41

3년간 650건
영국 런던의 템스 강 모습. 지난 8일 촬영. AP 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템스 강 모습. 지난 8일 촬영. AP 연합뉴스

영국 런던 경찰이 거의 매일 청소년 알몸수색을 해온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의 청소년담당관실은 최근 보고서를 내 런던 경찰이 2018~2020년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650건의 알몸수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거의 사흘에 두 번꼴로 청소년 알몸수색을 한 셈이다.

보고서는 또 알몸수색을 할 때 보호자나 사회복지사 등이 입회해야 한다고 법에 규정되어 있음에도 대략 4분의 1의 경우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알몸수색 대상 중 42%가 흑인 소년이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담당관 레이철 드 소자는 “알몸수색처럼 청소년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정신적 충격을 남길 수 있는 경찰 권력은 극히 조심스럽고 책임감을 갖고 다뤄져야 한다”며 영국 전역으로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에 대해 런던 시장 사디크 칸이 “매우 우려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미안하다는 말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15살 흑인소녀가 교내에서 여성 경찰에게 알몸수색을 당한 뒤 사생활 침해를 제기해 사회적 논란이 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언론에 ‘청소년 큐’로 알려진 이 소녀는 생리 중에 다른 어른의 입회도 없는 상태에서 수색당했으며, 이런 사실이 부모에게 통보되지도 않았다. 올초 나온 조사에서는 경찰이 ‘청소년 큐’를 대마초 소지 혐의로 알몸을 수색했으나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당시 인종주의 편견이 개입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건 이후 런던 경찰은 청소년 알몸수색과 관련한 절차 등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조처를 취했다.

소자 청소년담당관은 “청소년 큐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청소년 인권 보호에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보호단체는 경찰의 권한 사용에 더 많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에 대한 잔혹함을 예방하는 전국 협회’의 애나 에드문선은 “이 문제는 특정 지역의 특정 경찰 권력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감시네트워크의 케빈 블로우는 “어린이 알몸수색은 어린 아이들을 도움의 대상이 아닌 법집행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나온 것”이라며 청소년 알몸수색 중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런던 경찰은 “이런 종류의 수색이 필요한 치안업무와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끼칠 엄청난 영향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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