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1일 로마의 퀴리날레 궁전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에 극우 총리가 탄생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멜로니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무솔리니가 총리에 취임한 1922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집권한 극우 총리가 됐다.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그가 선임한 24명의 장관과 함께 22일 오전 10시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궁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앞서 멜로니는 지난달 25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상원 200석 중 115석, 하원 400석 중 237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멜로니는 ‘강한 이탈리아’를 기치로 반이민·반난민, 반동성애, 반유럽통합 등을 설파하며 입지를 다져온 극우 정치인이다. 15살 때 정당 ‘이탈리아 사회운동’(MSI)에 가입해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08년부터 3년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내각에서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로 청년부 장관을 지냈다. 2012년 ‘이탈리아의 형제들’ 당을 창립했는데, 이 당은 무솔리니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PNF)의 후신 격이다. 멜로니는 불법 집단 이민에 대해 반대하고 국경 강화에 찬성한다. 동성 결혼과 동성혼 육아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멜로니가 ‘여성 무솔리니’, ‘파시스트 총리’로 불리며 국제 사회의 우려를 한몸에 받는 이유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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