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각료회의 후 언론 콘퍼런스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턱을 괴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과거 나치의 상징인 ‘스와스티카’(갈고리 십자가)가 그려진 완장을 찼던 이탈리아 정치인이 인프라부 차관에 임명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극우’ 조르자 멜로니가 총리로 임명돼 임기를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은 1일 “인프라부의 차관으로 임명된 갈레아초 비냐미는 2016년에 나치 완장을 한 사진이 신문에 공개돼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바냐미는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 소속 정치인으로, 31일 인프라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문제의 사진은 2005년에 찍혔다. 사진에서 비냐미는 어두운 색의 상의와 넥타이를 하고 왼쪽 팔에 나치 문양인 스와스티카가 그려진 완장을 차고 미소를 짓고 있다. 이 사진은 지난 2016년에도 이탈리아 신문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자 비냐미는 나치 완장을 찬 사진에 대해 “심한 수치심”을 느낀다며 자신은 “어떠한 형태의 전체주의도 반대한다”고 해명했다. 나치주의에 대해서는 “완전한 악”이라고 표현했다.
<가디언>은 “야당 정치인들은 비냐미의 임명을 ‘헌법, 역사, 기억과 스와스티카의 희생자들에 대한 무례이자 범죄’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유로뉴스>는 “비냐미가 30년 동안 알고 지냈다고 말한 멜로니 총리는 이 사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의 극우 총리이기도 한 멜로니 총리는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파시즘을 포함해 반민주적인 정권에 대해 한 번도 동정이나 친밀감을 느낀 적이 없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당시 그는 1938년의 반유대주의적 인종법에 대해서도 “이탈리아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31일 이탈리아 인프라부 차관에 임명된 갈레아초 비냐미가 과거 나치 문양 완장을 차고 있는 모습. 트위터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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