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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 반도체공장 중국 매각 금지…“기술보호·안보에 중요”

등록 2022-11-10 13:11수정 2022-11-10 13:30

독일 경제·기후부장관 로버트 하베크가 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 경제·기후부장관 로버트 하베크가 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자국 반도체 관련 공장 2곳의 중국 판매를 막았다. 얼마 전 중국의 함부르크 항만 투자를 일부 허용하고 올라프 숄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던 것과 결이 다른 행보여서 주목된다.

독일 정부는 9일(현지시각) 국무회의를 열어 자국 반도체 제조업체 엘모스(Elmos)의 생산시설과 반도체 제조설비업체 이아르에스 일렉트로닉(ERS Electronic)의 중국 매각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기후부장관은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독일과 유럽의 기술·경제 주권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독일은 투자에서 열려있지만, 우리가 순진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베크 장관은 이번에 매각이 금지된 기업이 엘모스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도르트문트에 본사가 있고 주요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든다. 지난해 말 웨이퍼 생산시설을 중국 기업의 스웨덴 자회산인 셀릭스 마이크로시스템스(Selix Microsystems)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매각 계약 규모는 8500만유로(11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베크 장관은 매각이 금지된 두번째 기업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해당 기업이 반도체 관련 냉각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뮌헨의 이아르에스 일렉트로닉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에선 지난해 엘모스 생산시설의 중국 매각 계획이 알려진 뒤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중국 기업에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 결정에는 그런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결정에 대해 엘모스는 투자가 허용됐더라면 독일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더 강화됐을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또 이 결정이 “당사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했는지에 초첨을 맞춰 분석한 뒤 법적 대응에 나설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아르에스 일렉트로닉의 대변인은 아직 정부로부터 아무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의 ‘신호등 연정’은 전임 앙겔라 메르켈 정부(2005~2021)의 친중 노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교장관은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등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큰 어려움에 직면한 실수를 중국과의 관계에서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방향에서 독일 정부는 종합적 대중 전략 구상을 입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과 관계를 어느 선에서 조절할지에 대해선 논란이 남아 있다. 숄츠 총리는 며칠 전 시진핑 주석의 3기 출범 이후 서방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경제계 인사들을 대거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과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일방적인 의존을 줄여 현명한 다양화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함부르크 항만 투자 승인을 놓고 논란이 일었지만, 독일 정부는 중국의 참여 지분을 애초 계획보다 10%포인트 낮춘 25%로 허용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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