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의 첫 여성 대통령당선자 나타사 피르크 무사르가 13일(현지시각) 당선 확정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슬로베니아에 첫 여성 대통령이 당선됐다.
슬로베니아 선거관리 당국은 13일(현지시각) 대선 결선투표 개표를 99.99% 마친 결과 무소속의 나타사 피르크 무사르(54) 후보가 53.86%를 얻어 슬로베니아민주당 소속 안제 로가르(46) 후보를 꺾고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피르크 무사르는 지난달 23일 모두 7명의 후보가 나선 1차 투표에서 26.9%를 얻어, 로가르(34.0% 득표)에 뒤져 2위에 그쳤으나, 상위 1·2위가 맞붙은 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뒤집고 당선했다.
피르크 무사르는 무소속이었으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중도 좌파 정당의 지원을 받았고, 로가르는 올해 4월 총선 패배로 물러난 야네스 얀사 총리의 우파 정부에서 외교 장관을 지냈다. 피르크 모사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인연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2016년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의 법률 대리인으로 슬로베니아 언론을 상대로 저작권 등 몇몇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은 법정 밖 화해로 마무리됐다.
피르크 무사르는 당선 확정 뒤 “나의 첫 임무는 모든 슬로베니아인과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라며 “나는 살아오는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관용의 가치를 옹호해 왔다. 기본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인구 200만의 작은 나라인 슬로베니아는 총리가 실권을 가진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의 임무는 대체로 의전 역할로 제한된다. 슬로베니아가 1991년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뒤 여성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피르크 모사르는 12월22일 보루트 파호르 대통령의 뒤를 이어 취임한다. 국민 직선으로 뽑히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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