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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 에너지난에 석탄사용 늘렸는데 온실가스는 되레 감축…왜?

등록 2023-03-16 15:51수정 2023-03-17 11:32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석탄사용 늘렸지만
재생에너지 비율 더 확대…탄소중립 순항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빌스터 근처의 풍력 터빈들. 연합뉴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빌스터 근처의 풍력 터빈들. 연합뉴스

지난해 독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1년에 견줘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석탄 사용량이 늘었지만, 재생에너지 증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연방환경청은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7억4600만톤으로 집계됐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2021년보다 1500만톤(1.9%) 적은 양이고, 2019년 제정된 연방 기후보호법(KSG)에서 허용하는 2022년 연간 배출량 목표치(7억5600만톤)보다도 1천만톤 적은 양이다. 1990년 배출량에 견주면 40.4% 감소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에너지 부문 배출량은 2억5600만톤으로 전년보다 4.4%(약1070만톤)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자, 화력발전과 열 생산을 위한 석탄 사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픽_백지숙 소셜미디어팀
그래픽_백지숙 소셜미디어팀

그런데도 독일은 법정 목표치보다 1천만톤 적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2022년 기후 목표를 달성했다. 연방환경청은 그 이유에 대해 “재생에너지는 발전과 난방 모두에서 화석연료, 특히 천연가스의 사용을 대체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재생에너지를 통한 독일의 전력 생산량은 전년대비 9% 증가했다. 또 지난해 전체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해 20.4%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이 비율이 19.2%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독일의 재생에너지는 국가 총 전력 소비의 46.2%에 달했다. 특히 이 기간 독일의 태양광 발전량이 23% 증가했고, 풍력 발전량도 9% 늘었다. 로버트 하벡 연방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러시아 침략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수치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늘의 수치는 고무적이고 놀랍기까지 하다”며 “우리가 여전히 에너지 부문에서 기후보호법을 대체로 준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로 재생에너지 확장이라는 동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산업 부문 배출량은 1억6400만톤으로 2021년보다 10.4%(1900만톤)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금속 가공과 화학 산업에서 에너지 사용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방환경청은 “산업 부문 배출량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 비용이 전년대비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2021년 수준의 사용량을 보인 무연탄을 제외하고 다른 화석연료 사용량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_백지숙 소셜미디어팀
그래픽_백지숙 소셜미디어팀

한편, 수송 부문에서는 지난해 1억48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전년에 견줘 0.7% 증가한 양이다. 높은 유가, 대중교통에 9유로 티켓 한시적 도입, 전기 자동차 신규 등록 증가에도 배출량이 소폭 늘어난 것이다.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통행량이 늘고, 환급 정책 등으로 연료의 가격 부담이 다소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물 부문의 배출량은 1억1200만톤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온화한 날씨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65% 감축하고,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크 메스너 연방환경청장은 “연방 정부 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해마다 6%씩 줄여야 하고, 2030년까지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80%로 늘리려면 이전보다 3배 많은 설비용량을 확충해야 한다”며 “더 많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 가는 길에 있는 모든 걸림돌은 빨리 제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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