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가 인구 보전을 목적으로 자국의 외딴 섬에 들어와 사는 이들에게 1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은 이달 초 발표된 ‘새로운 아일랜드 활성화 계획’을 인용해 아일랜드 정부가 해안에 있는 약 30개의 섬에 있는 주택을 구입해 이주하는 사람들에게 최고 9만2000달러(약 1억18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2년 이상 비어 있고 2008년 이전에 지어진 집을 살 경우에만 이주비를 지원한다.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 20년간 계속 섬의 인구가 줄어 섬 전체 인구가 3000명이 채 안 되며, 상주하는 주민이 2명뿐인 곳도 있다고 밝혔다. 섬은 본토와 매일 조수에 의해 차단되고 다리로 연결되지 않은 곳도 있다는 게 아일랜드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섬은 매년 3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아일랜드 정부 입장에서 인구 감소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원금 대상에는 지난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작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를 촬영한 이니시모어섬도 포함돼 있다. 영화는 현재 국내에도 개봉 중이다.
아일랜드는 정부 누리집에 “이 정책의 목적은 지속 가능하고 활기찬 공동체가 연안 섬에서 계속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섬이 제공하는 문화 유산과 환경을 계속해서 경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비에스>는 최근 이탈리아 정부도 시골집을 1유로(약1400원)에 내놓고 인구를 늘리려 하지만, 고액의 수리비가 걸림돌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아일랜드 정부는 집 수리비용도 추가로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외국인도 아일랜드 섬으로 이주해 살 수 있다. 다만 이주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취업허가를 받거나 투자 또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시비에스>는 전했다.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의 한 장면. 영화 스틸컷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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