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찰이 18일 수도 베를린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열고 있는 활동가들의 앞을 막아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 수도 베를린의 유대인 시설에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자지구에 대한 잇따른 보복 공습에 반발하는 유대인 증오범죄로 보인다.
유대인 공동체인 ‘카할 아다스 위스로엘 커뮤니티’는 18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 두명이 베를린 브루넨슈트라세의 유대인 커뮤니티센터와 유대교회 등 유대인 시설을 향해 화염병을 두병 던지고 달아났다”고 밝혔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보도했다.
후드를 눌러쓴 수상한 이는 이날 새벽 3시45분께 유대인 커뮤니티센터 맞은편 길에서 화염병을 던졌다. 화염병은 건물을 빗나가 길바닥에 떨어졌다. 이 시설을 지키던 경찰이 재빨리 불을 꺼 피해는 없었다. 이날 아침 8시께엔 같은 건물을 향해 30대 남자가 스쿠터를 타고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며 돌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이 곧바로 그를 제압했다. 경찰은 이 남자를 선동과 경찰관 공격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을 거듭하면서 독일 내 팔레스타인 지지 세력을 중심으로 반유대 정서가 높아지는 현실이 반영된 사태로 보인다. 최근 독일에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가 당국의 허가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동을 방문 중인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유대인 시설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건 명백하다”며 독일 내 유대인 시설에 대한 강화된 안전 보장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린의 유대인 공동체 의장 기데온 요페는 1938년 나치의 조직적 유대인 학살 사건을 거론하며 “‘수정의 밤’ 사건(1938년 11월 나치스와 독일인들이 유대인 상점 등을 공격한 사건) 이후 85년 만에 유대교회가 독일 수도에서 다시 불타려 한다”며 독일인에게 유대인과의 연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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