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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우크라이나 총선 ‘빵’ 못푼 오렌지 혁명 쓴잔

등록 2006-03-27 20:11

야누코비치 이끄는 친러 지역당 1당 떠올라
과반확보 못해…차기 연정 주도권 다툼 치열
16개월 전 우크라이나를 휩쓸었던 ‘오렌지혁명’의 퇴조가 뚜렷하다.

26일(현지 시각) 치뤄진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인 ‘지역당’이 예상대로 제1당으로 부상했고, 분열된 오렌지혁명 세력은 2, 3당에 그쳤다. 27일 늦게 개표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구조사에서는 빅토로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지역당이 27.5~33%, 율리아 티모센코 전 총리가 이끄는 ‘티모센코블록’이 22~23%,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의 ‘우리 우크라이나당’이 13~14%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45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는 전체 450석을, 득표율 3%를 넘는 정당들이 완전 비례대표제로 배분하게 된다. 의석을 얻게 되는 정당은 이들 세 당과 사회당, 공산당, 진보사회당 등 5~6개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어느 당도 과반을 확보하기 힘들 전망이어서 정국 불안이 예상된다. 특히, 친러 야당이 제1당이 된 새 의회는 오렌지혁명 당시의 정치개혁 합의에 따라 외무·국방장관과 검찰총장, 정보기관장을 제외한 총리와 각료지명권을 갖게 돼 있어 유셴코 대통령의 권력 약화는 필연적이다.

실제로 이번 총선 결과는 ‘오렌지혁명 영웅’인 유셴코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의 성격이 강하다. 유럽 최저인 2%대의 경제성장률, 빵값과 연료값 급등, 잇따른 부정부패 추문, 그리고 과거청산 지체 등이 유셴코의 패인으로 꼽힌다. 유센코 대통령은 야누코비치나 티모셴코 가운데 1명을 연정 파트너로 고른 뒤 ‘뒷전’으로 물러앉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연정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화려하게 복귀한 아누코비치 전 총리는 벌써부터 “결정적 승리”를 선언하고 차기 연정을 주도할 뜻을 분명히 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유센코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티모센코 총리를 해임한 뒤 차기 총리 인준과 관련해 야누코비치의 협조를 구한 적도 있어, 유셴코-야누코비치의 연정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셴코 대통령과의 불화로 밀려났던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 티모셴코 전 총리도 “오렌지혁명 당시 동맹에 기초한 새로운 연정이 실질적으로 준비돼 있다”고 연정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친러정책 복귀를 주장하는 야누코비치와 국가 주도의 경제정책을 표방하는 티모센코 중 누가 차기 연정을 주도하든 친서방, 시장경제 일변도의 정책을 추구해 온 유셴코 대통령의 노선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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