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바르셀로나의 한 상점에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가 새겨진 까가네가 전시되어 있다. AFP 연합뉴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선 크리스마스에 특이한 점토 조각 인형을 장식하는 풍습이 있다. 까가네(caganer)는 ‘응가인형’이다. 전통적으로는 검은 바지, 흰 셔츠에 빨간 모자를 쓴 농부가 바지를 내리고 응가하는 모습을 담은 인형이었으나 언제부턴가 유명인들의 얼굴이 들어가기 시작하여 최근엔 세계적으로 이름난 사람이라면 모두 까가네에 등장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마이클 잭슨과 같은 가수들, 그리고 파리 생제르맹의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도 바지를 내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마리아, 요셉, 아기 예수가 놓인 구유 장식물의 구석에 감춰두고 아이들에게 까가네를 찾으라고 요구한다. 최소한 18세기부터 이런 풍습이 전해 내려왔다. ‘까가네의 친구들’ 협회에 따르면 바로크 시대인 17세기 후반의 크리스마스 시즌에 등장했다고.
정확하게 규명이 된 것은 없으나 까가네의 기원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 그중에는 배설물이 땅을 비옥하게 하여 이듬해의 농사를 번창하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의 까가네에 유명인이나 권위 있는 인물이 많은 것은 그들도 바지를 내리게 만들어 권위를 내려 서로 평등하게 만드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까가네는 관광객들에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 되고 있다. 온라인뿐만이 아니라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 있는 6개 매장에서 650가지의 다양한 까가네를 판매하는 ‘까가네닷컴’은 올해 14만개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당 가격은 5~23달러로 다양하다.
12일 바르셀로나의 한 상점에 까가네 조각들이 진열되어 있다. AFP 연합뉴스
12일 바르셀로나의 한 상점에 다양한 캐릭터를 묘사한 까가네 조각들이 진열되어 있다. AFP 연합뉴스
12일 바르셀로나의 한 상점에서 손님들이 까가네를 고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12일 바르셀로나의 한 상점에 까가네 조각들이 진열되어 있다. AFP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