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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우크라이나, 12월25일에 “메리 독립 크리스마스”

등록 2023-12-24 16:45수정 2023-12-24 19:33

2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독립 광장 근처에서 한 시민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을 걸고 있다. EPA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독립 광장 근처에서 한 시민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을 걸고 있다.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1917년 국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12월25일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한다.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전면침공이 있은 뒤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크라이나는 올해부터 1월7일이 아닌 12월25일을 예수 탄생일로 공식 기념하기로 했다. 이 나라는 러시아 침공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방 정교회가 로마 시대 때부터 사용한 율리우스력에 따라 성탄절을 1월7일에 축하하는 전통을 100년 넘게 유지해왔다.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는 세계 표준인 그레고리력에 따라 12월25일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 변화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력을 없애려고 하는 시도인 동시에 다른 유럽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7월 성탄절을 12월25일에 기념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탄절을 바꾸는 것이 “1월7일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도록 하는 러시아의 유산을 버릴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17세기 이후 우크라이나를 관할해왔다. 하지만 1991년 독립 뒤엔 키이우 교구가 독립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한 것을 계기로 독립에 대한 열망은 강해졌다. 16개 동방정교회 교단의 지도부 역할을 하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좌(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위치)는 2018년 사실상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뒤 성탄절 행사를 12월25일로 옮겨 치르는 것을 허용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아예 정부 차원에서 공식 크리스마스 날짜를 바꿨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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