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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최초고용계약제 합헌결정

등록 2006-03-31 18:53

파리10대학 학생들이  30일 파리 북부 리옹 기차역에서 프랑스 정부의 최초고용계약제(CPE)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철도를 점거하고 있다. 파리/AP 연합
파리10대학 학생들이 30일 파리 북부 리옹 기차역에서 프랑스 정부의 최초고용계약제(CPE)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철도를 점거하고 있다. 파리/AP 연합
헌법위… 학생·노조 강력저항 예고

프랑스를 3주째 대규모 시위사태로 몰아넣은 최초고용계약제(CPE)에 대해 헌법위원회가 30일(현지시각)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노조와 학생단체들이 곧바로 강력한 저항을 예고하고 나서, 31일 밤 자크 시라크 대통령 텔레비전 연설을 앞두고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 등 전직 고위 정치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10명의 헌법위원회는 사회당·녹색당·공산당 등 야당들이 ‘최초고용계약제는 평등권과 국제노동규약에 어긋난다’며 낸 심판청구에 대해 “헌법은 특히 청년층 고용 확대 수단을 요구하는데, 최초고용계약제는 그 실천방안으로 볼 수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으로 사태가 수습되기를 희망했던 노조와 학생단체들은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강력한 저항을 공언하는 등 시라크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최대 노조인 노동총동맹(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시라크 대통령이 (이번 합헌 결정 뒤) 법안에 서명하면 모든 대화의 가능성을 닫고,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당의 아르노 몽트부르 의원은 대통령의 서명이 “맹목적이고 전제적인 정권의 몰락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 결정 뒤 9일 안에 법안 서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프랑스 정가와 언론은 시라크 대통령이 법안을 의회로 돌려보내지 않고 서명해 발효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안을 거부하면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내년 대선 후보이자 시라크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인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의 정치생명이 치명타를 입고, 집권세력의 분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초고용계약제를 밀어붙일 경우의 파장도 만만찮다. 지난해 말 프랑스 전역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은 이민자들의 방화 시위 등 폭력사태가 재발할 가능성도 높다. <뉴욕타임스>는 1968년처럼 복지 혜택 확대로 민심을 어루만지고 싶어도, 현재 프랑스 정부의 빈약한 재정상황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학생들은 30일 헌법위원회 결정 뒤에도 주요 역과 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마비시키며 맹렬한 시위를 벌였다. 파리에서 남부로 가는 떼제베(TGV) 열차의 출발점인 리용역에서는 2천여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가 선로에 나무 바리케이드를 쌓고 열차 운행을 막았다. 리옹, 마르세유, 메스 등 지방도시들에서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선로를 점거해 수십편의 열차 운행이 지연됐고, 곳곳에서 도로 봉쇄도 잇따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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