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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튀르키예 의회, 스웨덴 나토 가입 승인…헝가리만 남았다

등록 2024-01-24 15:30

23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의원들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관한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전에 의사당에 모여있다. EPA 연합뉴스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23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관한 의정서 비준 동의안을 찬성 287표 대 반대 55표로 통과시켰다고 현지 언론 휴리엣 등이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서명하고 나면 비준 절차는 마무리된다.

지난 2022년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석 달 뒤인 5월 스웨덴은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서를 제출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중립 노선을 지키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협력 관계만 유지해왔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 가입을 결정했다.

그런데 튀르키예가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 분리 독립 세력 지원을 그만두지 않으면 두 북유럽 국가 나토 가입에 찬성할 수 없다고 가로막고 나섰다. 이에 2022년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핀란드와 튀르키예가 ‘3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문서에서 스웨덴과 핀란드는 튀르키예가 테러 조직으로 여기는 쿠르드족 무장조직 인민수비대(YPG),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의 활동을 막겠다고 약속하고,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 나토 가입을 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튀르키예가 쿠르드족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불만을 나타냈고, 스웨덴에서 쿠란 소각 집회까지 벌어지자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다.

지난해 4월 결국 핀란드가 먼저 서른한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다. 마음이 급해진 스웨덴은 반테러리즘 법안을 강화하는 등 튀르키예의 요구사항을 들어줬고,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문제를 미국산 F-16 전투기 수입, 전투용 드론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에 대한 캐나다의 금수 조치 해제 등과 연결지으며 협상력을 높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튀르키예가 협조할 경우 전투기 수출에 대한 미국 의회의 인식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마침내 지난 7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스웨덴은 튀르키예 의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동시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조속한 비준을 요청했다. 울프 크리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엑스(X·전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나토의 정식 회원국이 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라며 “터키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적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튀르키예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제 남은 나라는 헝가리뿐이다. 애초 헝가리는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가입을 비준하면 자국도 뒤를 따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의제로 협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엑스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의제로 한 헝가리 방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웨덴 외교 당국은 “건설적인 대화는 환영”한다면서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협상 의제가 아니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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