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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은 실리 외교중

등록 2006-05-03 18:43

러시아와 친근 ‘이란핵’ 온건
러시아와의 관계와 이란핵 문제를 놓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독일 정부의 실리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두 나라를 두고 비난을 퍼붓거나 서먹한 분위기에 빠져드는 가운데서도, 독일은 에너지외교 등을 통해 실익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미국을 방문중인 메르켈 총리는 3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나, 이란핵 문제의 ‘속도 조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그의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제재를 포함한 모든 조처를 취하려 할 경우 이 문제에 대한 국제 연대가 깨지는 것”을 총리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메르켈 총리는 “정치적, 외교적” 해결이 바람직하다며 러시아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독일은 또 유엔 안보리 밖에서 이란을 제재 또는 공격하기 위해 미국 주도의 ‘의지의 동맹’이 만들어지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런 태도는 세계 최대 수출국인 독일의 대이란 수출이 ‘오일 달러’ 덕에 급증하고, 기업들의 이란 투자가 활발한 것과도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핵 문제가 악화돼 전쟁이 나거나 금수조처가 내려지면, 독일 정부는 보증제도에 따라 이란과 거래하는 자국 기업들에게 63억달러 이상을 보상해줘야 한다.

천연가스 공급을 놓고도 독일은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러시아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전임 총리 때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북유럽 가스파이프라인’ 건설에 합의한 데 이어, 메르켈 총리는 최근 러시아 방문에서 양국 에너지기업간 합작사업 합의를 이끌어 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공급제한 위협 등을 놓고 마찰을 빚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러시아 일간 <프라우다>는 최근 양국 정상의 만찬 소식을 보도하며 “뗄 수 없는 커플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질투’도 없지않다. 라덱 시코르스키 폴란드 국방장관은 2일 독~러 발트해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을 ‘제2의 독-소 불가침조약’이라고 비난했다. ‘북유럽 가스파이프라인’이 폴란드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 밑을 지나는 것에 소외감을 느낀 나머지, 1939년 독일과 소련이 폴란드 영토를 분할한 야합을 빗댄 것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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