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새 대통령에 로마노 프로디 총리 내정자가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의 조르조 나폴리타노 종신 상원의원이 선출됐다. 이탈리아 하원은 10일 나폴리타노 당선자가 4차 투표에서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505표를 웃도는 543표를 얻어 제11대 대통령으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전직 공산당원 출신으로는 첫 대통령이 되는 나폴리타노는 올해 80살로 이탈리아의 대표적 원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나폴리타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저항운동에 참여하면서 좌파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쟁이 끝나자 이탈리아 공산당 당원이 된 그는 1953년 처음으로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뒤 당내 개혁파 진영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성장했으며 냉전이 해체된 다음에는 좌파 민주당에 참여했다.
나폴리타노는 1992년부터 94년까지 하원의장, 1996년부터 98년까지 프로디 총리 내정자의 첫번째 중도 좌파 정부에서 내무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또 1999년 좌파 진영의 일원으로 유럽의회 의원에 선출돼 2004년까지 활동했다. 이 때문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연합은 나폴리타노 당선자를 좌파로 간주하고 중도 성향의 다른 인사를 대통령에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대통령 임기는 7년이며 실권은 없지만 의회 해산권과 새로운 총선 요구권 등을 갖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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