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지역정부, 갱단 `라틴 킹' 문화단체로 승인
스페인 북서부 카탈루냐 지역의 악명높은 조직폭력 집단이 지역정부의 승인을 받고 합법적인 `문화단체'로 변신했다.
스페인으로 넘어온 주요 라틴계 갱단 중 하나인 `라틴 킹스'는 2개월전 `카탈루냐 라틴 킹스 앤 퀸스 문화협회'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정부에 문화단체로 등록했고 두 달간 심사를 거쳐 승인을 얻었다고 한 스페인 언론이 10일 전했다.
이로써 이 갱단은 정부보조금을 비롯해 다른 합법단체가 누리고 있는 각종 혜택을 지역정부로부터 받게 된다고 지역 일간신문인 엘 페리오디코 디 카탈루냐는 덧붙였다.
이런 과정은 2004년 카탈루냐내의 바르셀로나시가 스페인을 무대로 활동 중인 라틴계 갱단들을 상대로 폭력의 포기 등 합법화 노력을 기울이면서 시작됐다.
지난 2년동안 여러 명의 학자와 법률가들이 이 갱단과 협조하에 합법적인 문화단체로 등록하는데 필요한 정관을 만들었으며, 그 가운데는 폭력 행위와 더불어 갱단 고유의 상명하복 전통을 공식으로 포기한다는 내용이 특히 눈에 띄고 있다.
호르디 포르타벨라 바르셀로나 시장 대행은 `라틴 킹스'와 관련, "그 단체가 추구하는 활동 형태와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 더도 덜도 아니고, 다른 단체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갱단 합법화 작업의 주요 목표는 종종 갱단의 젊은 조직원들이 "그들의 충동을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해서 "그들이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의 활동 방향을 바꾸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페인 인류학자인 카를레스 프레이사 박사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중남미 청년 중 2∼5%에 달하는 5만명 정도가 이런 저런 갱단에 소속돼 있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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