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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밀항 아프리카인들 “스페인으로 스페인으로”

등록 2006-09-04 18:58수정 2006-09-05 08:46

지난해 4700여명서 올해 2만여명 급증
스페인 “유럽 전체 문제로 다루자” 호소
유럽으로 밀항하는 아프리카인들로 대서양의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가 붐비고 있다.

스페인 경찰은 지난 주말 자국령 카나리아제도에 들어온 아프리카인이 13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모리타니에서 허름한 배 8척에 나눠타고 집단으로 스페인으로 밀입국하려다 적발됐다. 올해 카나리아제도에 도착한 아프리카 출신 불법 이민자는 2만여명으로, 8월에만 6천명이 몰렸다. 지난해 4751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카나리아제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길은 바닷길로 965㎞로, 다른 경로보다 훨씬 길다. 이 때문에 빈약한 배를 이용하는 불법 이민자들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지역에 아프리카인들이 몰리는 것은 유럽이 지난해부터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모로코 접경지역인 스페인령 세우타와 멜리야를 거쳐 불법 월경하려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 1천여명 중 14명이 스페인과 모로코 경비대의 발포로 숨지고, 90여명이 다쳤다. 이후 스페인과 모로코는 이 지역에 경비대를 증파했다. 아프리카 불법 이민들의 주요 루트였던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경로도 이탈리아 해군에게 막혀 아프리카인들의 스페인행을 부추기고 있다. 스페인은 또 건설 부문 등에서 이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불법 이민자들에게 매력적인 목적지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연합은 8월부터 카나리아제도를 포함해 지중해의 말타 등으로 아프리카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아프리카의 세네갈, 카보베르데, 모리타니 해안까지 순찰하는 이 작전에 경비정을 보낸 나라는 포르투갈이 유일하다.

유럽으로 밀항 도중 표류하던 아프리카 출신 불법이민자 93명이 2일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인근에서 스페인 해안순찰대의 배에 구조돼, 테네리페섬 로스 크리스티아노스 항구에 내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테네리페섬(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AFP 연맹
유럽으로 밀항 도중 표류하던 아프리카 출신 불법이민자 93명이 2일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인근에서 스페인 해안순찰대의 배에 구조돼, 테네리페섬 로스 크리스티아노스 항구에 내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테네리페섬(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AFP 연맹

스페인은 불법 이민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과 송환 협정을 맺는 대신 경제 원조와 해안경비 시설 등을 약속해왔다. 카나리아제도 지방정부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의 10% 미만 정도만 본국으로 송환되며, 나머지는 섬에 있는 구금 시설에 잠깐 갇혀 있다 스페인 본토로 보내진 뒤 석방된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따라서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많은 불법 이민자들의 행방은 불확실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지난주 공개된 바르셀로나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스페인으로 들어온 320만명의 이민자들이 없었다면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이 매년 2.6% 증가하는 대신 되레 하락했을 거라고 <비비시>가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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