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벤큐에 파산 떠넘겨”
파산 떠넘기기 논란이 독일 경제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최근 대만의 벤큐가 독일의 대표 기업 중의 하나인 지멘스로부터 양도받았던 핸드폰 사업회사에 대해 파산을 선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멘스가 어차피 파산할 핸드폰 부문 사업을 돈을 주며 외국회사에 떠넘겨 3천명의 직원들을 직접 정리해고하는 책임을 피하려고 했다는 의혹때문이다.
독일 일간 <쥐드도이체차이퉁>에 의하면 지멘스는 적자 운영에 허덕이던 핸드폰 부문사업을 벤큐에 매각하며, 기술특허 외에도 4억1300만유로를 더 얹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덧붙여 벤큐는 지멘스에게 ‘아직 덜 지급된
5천만유로’를 대만으로 직접 송금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벤큐 쪽은 이 돈들이 핸드폰 부문사업을 유지하는데 사용했는지에 대해 입을 다물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덧붙여 지멘스 이사들의 봉급이 30% 인상될 예정으로 알려져,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멘스는 벤큐에게 지급된 자금들 핸드폰 사업을 유지를 위해 지불한 것이었다며 , 벤큐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독일의 금속노조위원장 페터스는 “지멘스와 벤큐에게 직원들은 이중으로 속았다”며 “처음에는 인건비를 줄이지 않으면 회사를 닫겠다고 위협하며 보수는 줄이고 노동시간은 늘이다가 정작 이제 와서는 문을 닫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회사 소재지인 뮌헨의 시장 크리스티안 우데는 “지멘스가 벤큐에 지불한 돈은 거래를 위한 뇌물로 비쳐진다”며 의혹을 감추지 않았다.
벤큐의 직원들이 거리시위에 나서고 위장파산 논란이 커지자 지멘스의 이사들은 봉급인상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급기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통일 16주년을 맞은 지난 3일 통일기념 연설에서 지멘스와 같은 독일의 전통적 기업은 옛 직원 3000명에 대한 책임을 떠맡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hanbielefel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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